정보와 서사 그리고 블로그

Jul 9th, 2008 | By 써머즈

지난 주말에는 평상시 관심은 있었지만 제대로 보지 못했던 소녀시대에 대한 동영상 클립들을 집중해서 봤습니다. 그리하여 급기야는 소녀시대 몇몇 멤버들의 얼굴을 구분해 낼 수 있었고, 탱구 태연의 매력까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같은 SM 소속인 보아와 소대시대의 음악적인 유사성을 느끼다가 일본에서의 보아의 활동과 그녀의 성장에 대해 찾아보면서 감탄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주제를 바꾸어 MBC의 뉴스후와 KBS의 시사 투나잇의 보지 못했던 방영분을 다시보기로 시청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 프로그램들은 매스미디어 안에서 기존의 신문 매체들과 다른 관점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들이죠. 그렇게 매스미디어에서 한 주간 보고 싶었던 것들을 보고 나서 천천히 제가 구독하는 RSS들을 살펴봤습니다.

자주 가는 블로그들이기 때문에 특별한 글이 올라오는 것을 체크하는 것은 아니고, 관심있던 글들에 달려있는 댓글들을 확인해 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흥미롭게 읽었던 글에 대한 다른 이들의 반응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새로운 블로그들을 알 수도 있었으며 역시 몇몇 흥미로운 사실들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가 특별한 일이 없을 때 잠자리 들기 전 평상시 제가 미디어를 접하는 순서입니다.  구체적인 예를 한번 더 든다면 이런 식이죠. 어제 동아일보에서  ‘청와대 자료 유출’ 진상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쓴 사설을 읽었는데, 링크를 따라 흘러간 다른 블로그의 글에서 그 내막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참고 링크 : razinn님의 이글루 : 청와대 자료 유출에 얽힌 내막

예전 기사들을 찾아서 링크를 확보한 이 포스트를 읽으면서 기존 미디어를 통해서는 전혀 알 수 없었던 몇 가지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첫째, 현 정권은 이전 정권이 남겨놓은 유산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무시하고) 있다.
  • 둘째, 인트라넷, 전용업무프로그램 등의 기본 개념도 모르는 컴맹들이 현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
  • 셋째, 현 정권은 법으로 보장된 내용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형식을 조금 더 확장해 본다면 게렉터님이 쓰신 광우병에 대하여 (상편) (하편)한반도 대운하에 대하여 같은 글이 대표적이라 하겠습니다. 이슈에 대한 정보들을 수집하여 시간대 순으로 나열하고 각 사건에 대한 인과를 엮는 방식으로 서사를 만들어내는 거죠.

이러한 형식의 글들이 흥미로운 이유는 인터넷과 더불어 기존의 미디어들의 형식은 문자문화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인터넷을 채우는 내용은 아직까지는 구술문화에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아고라, 마이클럽 등 각종 커뮤니티에 모여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결과를 도출해내는 과정을 살펴보면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과정을 거치기 보다는 감정적이고 직설적인 의견들이 더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이러한 현실에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서사적인 풀이법은 딱딱하게 열거된 정보나 사건일지보다는 많은 공감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블로그가 해낼 수 있는 미디어로서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개인적인 공간이면서도 일반에 공개된 공간이라는 블로그의 특성을 이용해 자료를 통한 서사를 개인의 (실제 혹은 가상의) 캐릭터가 가지는 개성에 녹여낼 수 있거든요. 이러한 블로그의 성격은 대중이 정보를 편안하게 소비할 수 있게 해주고, 결국은 모든 일들이 사람을 위한 것들임을 느낄 수 있게까지 해줍니다.

따라서 흩어져버리는 오프라인의 말들과 보관된 기록을 블로그들이 기억으로 보관하고 개인의 관점에서 곱씹어보면서 일반성을 획득하는 방식은 기존 매체들이 획득할 수 없었던 독특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만들죠. 그러니 블로그의 쓰임새가 점점 더 유용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7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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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터넷과 더불어 기존의 미디어들의 형식은 문자문화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인터넷을 채우는 내용은 아직까지는 구술문화에 더 가깝기 때문” 이라는 지적이 인상적입니다… : )

  2. 민노씨의 느낌…

    인터넷과 더불어 기존의 미디어들의 형식은 문자문화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인터넷을 채우는 내용은 아직까지는 구술문화에 더 가깝다. (써머즈) : …

  3. ^^; 저와 취미/수준이 비슷하신듯…
    전 여전히 소녀 그룹들 멤버 구분이 어렵습니다. –;
    그냥… 가벼운 동영상 스크랩 글 하나 걸어 놓습니다.

  4. 다음 검색 – "선예 vs 태연" & OST, feat./피처링의 뜻……

    OST = Original Sound Track … “Live”는 “OST”가 아니다. –; … 가장 황당한 예…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 OST에서 Live로 듣습니다.” ??? 뭔소리? feat. = featuring … “선보이다. 소개하다.”의 뜻…….

  5. 민노씨 / 우리만의 독특한 블로그 문화가 가능할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
    G.O.님 / 아직 소녀시대 얼굴 구분을 다 못합니다. 아직은 몇 명만 가능해요. 걸어놓은 영상들은 잘 보겠습니다. ^^